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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식 지산그룹회장] 즐기는 프레임! 나는 즐겁다.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 입력 : 2026년 09월 15일
 |  | | | ↑↑ 한주식 지산그룹 회장 | | ⓒ CBN뉴스 - 경주 | [한주식 지산그룹회장] 지하철역에서 매일 바닥을 닦는 할아버지를 본 적이 있다. 새벽부터 나와 대걸레를 밀고,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자리를 또 닦았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뭐가 그리 좋아서 매일 그렇게 나오시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가 이렇게 답했다.
"내가 사는 이 지구의 한 모퉁이를 내가 쓸고 닦는 거요. 이게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이오."
그 말을 들은 뒤로 나는 내 새벽을 다시 봤다.
나는 네 시에 일어난다. 반신욕을 하고, 조깅을 하고, 이른 아침을 먹고, 회사에 나간다. 남들은 그걸 고생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하나씩 뜯어보면 이렇다. 남보다 일찍 일어났으니 좋고, 운동을 했으니 몸이 튼튼해서 좋고, 아침이 맛있으니 좋고, 이 나이에도 나갈 직장이 있으니 좋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온통 즐거운 일뿐이다.
일하는 것도 즐겁고, 번 돈을 사회에 십일조로 내는 것도 즐겁고, 남을 돕는 것도 즐겁고, 기부도 즐겁다. 그러면 여기서 질문이 하나 남는다. 왜 남들은 즐겁지 않은가.
나는 그것이 성격 차이가 아니라 프레임 차이라고 생각한다. 즐거움이란 감정이 저절로 찾아오는 게 아니라, "이런 것이 즐거운 것이다" 하고 자기 머리에 미리 걸어두는 틀이다. 나는 일찍 일어나는 것, 몸을 움직이는 것, 일하는 것, 남을 돕는 것을 즐거움이라고 정해놓았다. 그렇게 정해놓았으니 그 일을 할 때마다 즐겁다. 즐거우니 표정이 좋고, 표정이 좋으니 사람이 붙고, 사람이 붙으니 사업도 되고, 미워할 사람도 별로 없다.
올림픽 시상대를 보면 이게 눈에 보인다. 금·은·동 세 사람이 나란히 섰는데, 표정을 보면 은메달이 제일 어둡다. 조금만 더 했으면 금이었는데, 하는 생각에서 못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동메달은 반대다. 하마터면 아무것도 못 받을 뻔했는데 메달을 걸었으니 웃는다. 성적은 은메달이 위인데 즐거움은 동메달이 위다. 같은 자리에서 위를 보느냐 아래를 보느냐, 그 방향 하나가 표정을 갈라놓는다.
세상은 우리에게 늘 금메달을 보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이 평생 은메달의 표정으로 산다. 손에 쥔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쥐지 못한 것만 세면서 살기 때문이다.
나는 오래전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걸림돌을 디딤돌로'라는 말을 붙들었다. 그때는 그것이 역경을 견디는 각오인 줄 알았다. 여든이 되어 돌아보니 아니었다. 그건 각오가 아니라 눈의 방향을 바꾸는 기술이었다. 돌은 그대로 있다. 밟고 올라서느냐, 걸려 넘어지느냐만 내가 정한다.
그러니 나는 즐거워서 이렇게 사는 사람이 아니다. 이렇게 사는 것을 즐거움이라고 정해놓고 사십 년을 산 사람이다. 순서가 반대다. 그리고 그 순서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아는 가장 확실한 재산이다. |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  입력 : 2026년 0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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