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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식 지산그룹회장] 꽃이 될 것인가? 나비가 될 것인가?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 입력 : 2026년 09월 09일
 |  | | | ↑↑ 한주식 지산그룹 회장 | | ⓒ CBN뉴스 - 경주 | [한주식 지산그룹회장] 꽃과 나비를 한번 들여다보시라. 나비는 하루 종일 날아다닌다. 이 꽃 저 꽃 기웃거리며 먹이를 찾아 헤맨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굶는다. 꽃은 다르다. 제자리에 뿌리를 박고 서서 곱게 피어 있을 뿐이다. 누가 와 주기를 기다린다.
꽃과 나비 이야기 같지만, 실은 사람이 일하는 방식이 꼭 이 둘로 갈린다.
땅을 하나 잡았다 치자. 이 땅값이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냐. 꽃의 방식은 이렇다. 세월이 좋아지기를 기다린다. 나라에서 무슨 계획을 발표해 주기를 기다린다. 발표가 나면 웃고, 안 나면 팔자 탓을 한다. 나비의 방식은 다르다. 내가 그 땅을 개발해서 값을 만든다. 쓸모를 붙이고, 길을 내고, 허가를 받아 온다. 값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내 운명이 남의 결정에 따라 갈린다는 것은 생각할수록 억울한 일이다. 내가 나서서 개척하다가 잘못되면 나를 원망하면 그만이다. 세상 탓을 할 일이 없다. 그런데 가만히 앉아 있다가 잘못되면 원망할 데가 온 천지다. 정부 탓, 경기 탓, 남 탓. 그렇게 살면 안 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 운(運)이다.
운은 내가 개척하는 것이 아니다. 운은 오는 것이다. 아무리 부지런한 나비라도 꽃이 없는 들판에서는 굶는다. 그러니 운은 개척할 수 없다. 다만 받을 준비는 할 수 있다.
몇 해 전 일이다. 우리 건물에 세 든 사람이 석 달치 임대료를 밀렸다. 사정이 딱해 보여 밀린 것을 감면해 주었다. 다만 조건을 하나 달았다. 다음 달부터는 제날짜에 내시오, 못 지키면 감면은 없던 일로 하겠소.
두 달을 못 갔다. 두 달째부터 또 안 냈다.
이 사람에게는 분명히 행운이 왔던 것이다. 남의 돈 석 달치가 그냥 지워지는 일이 세상에 흔한가. 그런데 그 행운을 손에 쥐지를 못했다. 결국 감면을 취소하고 석 달치를 다 받았다. 야박하다 하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행운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가야 한다. 성실한 사람에게 가야 그 다음 행운도 또 온다. 자격 없는 사람에게 자꾸 가면 행운이 아니라 버릇이 된다.
행운이 자주 오면 사람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안다.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순간부터 행운은 발길을 끊는다. 올 때마다 처음 받는 것처럼 반가워하고 고마워해야 한다.
그러니 나비가 되시라, 하고 글을 맺으려다가 나이가 드니 꽃이 다시 보인다.
꽃이 정말 가만히 있는 것인가. 아니다. 꽃은 그 자리에서 밤새 꿀을 만든다. 향기를 만들고 빛깔을 만든다. 나비는 아무 꽃에나 앉지 않는다. 꿀이 있는 꽃에만 앉는다. 꿀 없는 꽃은 아무리 오래 예쁘게 피어 있어도 나비가 그냥 지나가 버린다.
그러고 보면 꽃은 기다린 것이 아니라 준비한 것이었다.
나가서 찾는 법은 나비에게 배우고, 준비해 두는 법은 꽃에게 배운다. 나비처럼 부지런히 찾아 나서되, 꽃처럼 꿀을 채워 두시라. 그러면 지나가던 운도 내 앞에 앉는다. |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  입력 : 2026년 09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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