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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식 지산그룹회장] 사람은 쉬어도 자산은 쉬지 않게 하라( 휴일날 전차 기다리며)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 입력 : 2026년 09월 01일
 |  | | | ↑↑ 한주식 지산그룹 회장 | | ⓒ CBN뉴스 - 경주 | [한주식 지산그룹회장] 장사를 해본 사람은 고정비와 추가비용의 차이를 몸으로 안다.
지하철을 생각해보자. 한 시간에 열차가 네 대 다니는 노선에서 다섯 대를 운행한다고 해서 비용이 25%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선로는 이미 깔려 있고, 역도 있고, 신호와 관제시설도 갖춰져 있다. 역무원과 관리조직도 이미 있다. 열차 한 대를 더 운행할 때 추가되는 것은 주로 전기료와 차량 유지비, 일부 인건비다.
물론 한 대를 더 운행하면 열차 한 대당 승객 수는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배차간격이 15분에서 12분으로 줄어들면 시민은 편리해진다. 지하철이 편리해지면 이용객도 늘어난다. 열차 한 대의 생산성만 볼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 놓은 지하철 전체의 생산성을 봐야 한다.
가게도 마찬가지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가게가 많다. 그러나 가게가 문을 닫는 날에도 임대료는 나간다. 세금도 내고, 시설비도 이미 들어갔으며 상품도 진열되어 있다. 간판도 그대로 달려 있다.
그렇다면 하루 더 문을 열 때 실제로 추가되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직원은 반드시 쉬어야 한다. 그러나 직원이 쉰다고 가게까지 같이 쉴 필요는 없다. 직원들의 휴무일을 평일에 서로 다르게 정해서 교대로 쉬게 하면 된다. 추가 영업으로 들어오는 이익이 추가 인건비와 전기료보다 많다면 문을 여는 편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더 중요한 효과도 있다.
손님에게 **‘저 집은 언제 가도 문을 연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어느 요일에 쉬는지 기억해야 하는 가게보다 언제 가더라도 문이 열려 있는 가게가 이용하기 편하다. 그 편리함이 다시 손님을 불러온다.
이 원리를 생각하다 보면 나는 특히 공공도서관이 아쉽다.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독서실은 시설이 좋은 것도 아닌데 상당한 이용료를 받으면서도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문을 열고, 365일 운영하는 곳도 많다.
반면 세금으로 훌륭하게 지어 놓은 공공도서관은 무료이고 시설도 좋으면서 정작 시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시간에 문을 닫는 경우가 있다.
직장인은 평일 낮에 도서관에 가기 어렵다. 학생이나 가족들도 토요일과 일요일에 시간이 많다. 오히려 시민에게 도서관이 가장 필요한 시간이 저녁과 주말, 휴일일 수 있다.
그런데 도서관 운영시간을 시민의 생활시간이 아니라 근무자의 근무시간에 맞춰버리면 이상한 일이 생긴다.
수백억원을 들여 좋은 건물을 지어놓고 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려는 날 문을 잠그는 것이다.
도서관을 하루 더 연다고 토지를 다시 살 필요도 없고 건물을 다시 지을 필요도 없다. 책을 다시 구입할 필요도 없다. 이미 대부분의 비용은 들어가 있다. 추가되는 것은 교대근무 인건비와 냉난방비, 전기료, 청소·보안비 정도다.
그러므로 새 도서관을 하나 더 짓기 전에 기존 도서관을 하루 몇 시간 더 개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투자가 될 수도 있다.
지하철을 생각하면 더욱 분명하다.
일요일이라고 지하철을 세워놓지는 않는다. 기관사도 쉬어야 하고 역무원도 쉬어야 하지만, 사람을 교대로 쉬게 하면서 지하철은 계속 운행한다. 병원도 그렇고 공항도 그렇다.
도서관이라고 근본적으로 다를 이유는 없다.
사서가 필요한 시간과 단순히 열람실을 개방하는 시간을 구분할 수도 있다. 무인 출입, 자동 대출·반납, CCTV 같은 기술을 이용하면 야간이나 휴일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
나는 여기에서 하나의 원칙을 생각한다.
사람은 쉬어야 한다. 그러나 자산까지 같이 쉴 필요는 없다.
좋은 경영은 사람을 오래 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충분히 쉬게 하면서 토지와 건물, 기계와 시설은 가능한 한 오래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장도 그렇고 창고도 그렇고 지하철도 그렇고 가게도 그렇다.
특히 공공시설은 더욱 그렇다.
공공시설은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이 이용되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100억원을 들여 만든 시설을 하루 여덟 시간 사용하는 것보다 같은 시설을 열두 시간 사용하고, 일주일에 닷새 사용하는 것보다 일곱 날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국민이 투자한 돈의 가치는 그만큼 커진다.
행정에서는 추가로 들어가는 예산은 쉽게 보인다. 그러나 시민 수천 명이 얻는 편리함과 시간의 가치는 예산서에 숫자로 잘 나타나지 않는다.
장사하는 사람은 이것을 빨리 배운다. 추가로 10만원을 써서 15만원을 벌 수 있다면 한다. 이미 투자한 돈을 놀리지 않는 것이 장사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나는 젊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많이 했으면 한다.
무엇을 새로 만들 것인가만 생각하지 말고,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을 어떻게 더 잘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했으면 한다.
새로운 도서관을 짓는 것도 발전이다. 새로운 지하철을 만드는 것도 발전이다.
그러나 이미 있는 도서관의 문을 시민이 원하는 시간까지 열어주고, 이미 깔아놓은 철도에서 필요한 시간에 열차 한 대를 더 운행하고, 이미 만들어 놓은 공공시설을 놀리지 않는 것도 훌륭한 발전이다.
어쩌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더 큰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사람은 쉬게 하고, 자산은 일하게 하자. |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  입력 : 2026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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