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경주보문관광단지 전경 | | ⓒ CBN뉴스 - 경주 | | [cbn뉴스=이재영 기자] 경주시 도시계획위원회는 13일 오후 1시 30분, 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본회의를 개최해 ‘보문관광단지 조성계획 변경에 따른 공공기여 운영기준(안) 자문’ 안건을 심의·의결한다.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10개 사업장의 복합시설지구 지정을 둘러싸고 대기업 특혜 시비와 꼼수 매각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주시가 도시계획위원회 자문회의를 개최키로 해 결과에 따라 공공기여 논란의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자문안건은 향후 용도변경으로 발생할 수백억원대 지가상승분을 어떻게 공공으로 환원할 것인지 구체적인 ‘게임의 룰’을 정하는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뜨거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공공기여분 ‘토지가치 상승분 15%→10%’ 감면안 통과 여부 안건을 제안한 경주시청 관광컨벤션과는 앞서 있었던 주민설명회 등 여러 자리에서 용역을 통해 정한 공공기여분 기준인 ‘지가 상승분 15%’를 10%까지 감면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관광컨벤션과에 따르면 이번 도시계획위원회에서도 이 감면안에 대해 논의될 예정이다.
경주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보문단지 내 10개 사업장의 용도변경이 완료될 시 공시지가 기준으로만 최소 578억 원의 토지가치 상승(시세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가장 혜택이 큰 신라밀레니엄파크(소유주 우양산업개발)의 경우 공시지가 상승액만 412억원에 달하며, 업계는 감정평가 적용 시 실질 시세차익은 7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용역사는 용도변경으로 민간이 얻을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해 토지가치 상승분의 15%를 기준으로 기부채납을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을 도출했다.
토지 면적으로 환산하면 전체 부지의 약 9~10% 수준으로, 국토교통부 지침이나 타 지자체 환수 기준(12.5%~25%)과 비교해 지극히 최소한의 공익적 기준이다.
하지만 경주시 관광컨벤션과는 호텔 등 숙박시설이라는 점을 감안해, 서울시 사전협상 지침의 선례를 준용해 기본 공공기여율(15%)을 최대 1/3까지 깎아주는 ‘10% 경감’ 적용을 검토해왔다.
만약 위원회가 이 감면안을 수용해 줄 경우, 700억원대 특혜를 누리면서도 단 '현금 10억원'의 생색내기용 공공기여 계획을 내놓았던 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비판을 당연히 피하기 어렵게 된다.
반면, 공공기여분 산정을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기준액 감면을 통해 보문단지 민자유치와 공공기여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오고 있다.
■ ‘순수 자기자본 0원’ 무자본 갭개발 논란, ‘도시계획위’의 판단은? 특히 우양산업개발의 충격적인 재원조달계획 실태는 이번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 결과가 얼마나 엄격해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우양은 1500억원대 호텔 개발을 추진하며 금융권 대출 1003억원 외에 자체 조달해야 하는 자기자본(에쿼티) 500억원 전액을 자사 유동 현금 투입 없이 '골든블루 부지 사전 계약금 200억 원'과 '용도변경 특혜로 껑충 뛸 잔여 부지 자산 재평가이익 300억원'으로 장부상으로만 100% 땜질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민간의 건전한 자본 유치가 아닌 공공의 행정 처분(용도변경) 자체를 담보로 사전에 땅을 쪼개 팔아 대주주 리스크 없이 무자본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는 특혜 편법 갭개발이라 지적 받는 이유다.
■ 당연직 시의원들에겐 ‘단 3일 전’ 자료 배포 그러나 자문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경주시청의 안일한 행정 지연 조치로 인해 중대한 안건이 졸속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공식 제기됐다.
경주시 도시계획과는 이번 자문 절차를 위해 지난 5일 도시계획위원들에게 참석 요청 공문과 두꺼운 자문안건 설명 자료를 일괄 발송했다. 위원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일주일 이상의 시간적 여유를 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시민을 대변해 견제 역할을 해야 할 당연직 위원인 경주시의회 소속 시의원 3명에게는 회의를 불과 사흘 앞둔 지난 10일에야 관련 공문과 안건 자료가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천억 원대 민간개발 계획과 복잡한 재무 분석, 공공기여 산정 방식이 담겼을 안건 보고서를 단 사흘 만에 분석해 정당한 자문을 하라는 것은 행정당국이 시의원 위원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처사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주시청 도시계획과는 “지난달 31일 경주시의회로부터 위원 명단을 공식 통보받아 곧바로 심의위원 재구성 절차를 밟았으나, 시청 내 여름 휴가 기간이 겹치는 바람에 최종 결재가 일시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10일 결재가 완료된 당일 곧바로 해당 시의원 위원들에게 위촉 조치와 함께 참석 요청 공문을 통보했으며, 안건 자료 역시 즉시 발송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행정 절차상 어쩔 수 없는 내부 사정이었다는 해명이지만, 개발 독점 이익 환수라는 예민한 공익적 안건을 심의하면서 정작 시의회 위원들에게 검토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기형적 배포는 행정 신뢰성을 스스로 갉아먹는 대목이다.
경주시의회 다수 의원들 역시 회의에 앞서 지역사회에 미치는 전체적인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당한 공공기여 확보와 심사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연대 성명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개발 전문가는 “위원들은 촉박하게 도달한 자료와 휴가철 결재 지연이라는 변명 뒤에 숨은 민간 업자의 편법 무자본 갭투자 실태를 똑똑히 들여다보고, 특혜성 용도변경이 아닌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는 합리적인 공공기여 방안을 도출해 내야 한다”라며 “도시계획위원회는 행정의 들러리가 아니라 특정 대기업에 수백억 원의 불로소득을 안겨주는 밀실 졸속 행정에 빗장을 거는 마지막 보루이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