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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빈 변호사 칼럼> 53-말과 차별도 아동학대다! 정서학대를 인정한 판례들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입력 : 2026년 08월 06일
 
↑↑ 유수빈 변호사
ⓒ CBN뉴스 - 경주 
[유수빈 변호사] 정서학대는 눈에 보이는 상처가 없어 가장 판단이 어려운 영역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말·차별·방치 같은 행위도 분명히 아동학대로 인정해 왔습니다. 

어떤 행위가, 왜 정서학대가 되었는지를 실제 판례로 살펴보면 그 경계가 선명해집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정서학대로 처벌된 사례를 통해 그 기준을 짚어보겠습니다.

1. 정서학대란 무엇인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합니다. 법원은 이를 “아동이 사물을 느끼고 판단하는 마음의 자세가 정상적으로 유지·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그럴 현저한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로 해석합니다(헌법재판소 2015. 10. 21. 선고 2014헌바266 결정). 통계상으로도 2023년 아동학대에서 정서학대 관련 사례가 54.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중복학대 포함 기준).

2. 모욕적인 말: 메신저 메시지도 학대가 될 수 있음
멘토링을 하던 사람이 메신저로 아동에게 “기초생활 수급자”, “공부도 못하고 뭐가 될꺼냐?” 등 비하성 메시지를 반복 전송한 사건에서, 법원은 이를 정서적 학대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2. 4. 6. 선고 2022고단116 판결). 직접 만나 한 말이 아니어도, 아동에게 모욕감을 주는 메시지는 학대가 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웃이 아동에게 그 조부를 모욕하는 말을 반복해 아동을 울린 사건에서도 위 아동에게 정서학대가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1. 6. 8. 선고 2020고단1763 판결). 제3자의 말이 아동을 대상으로 하지 않더라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3. 차별과 방치 등 부작위와 강압도 학대가 될 수 있음
어린이집 교사들이 통솔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동을 식탁의자에 강제로 앉혀 움직이지 못하게 한 행위는 정서적 학대로 인정됐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0. 3. 25. 선고 2019고단4059 판결). 법원은 “보육 목적이었다”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정신건강을 해칠 위험을 미필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야간에 귀가하던 아동을 인적 드문 비탈길에 하차시킨 아동복지시설 종사자의 행위도 정서학대이자 유기로 처벌됐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1. 1. 28. 선고 2020고단1319 판결).

4. 그러나 모든 거친 행동이 학대는 아니다
반대로, 부적절해 보이는 행동이라도 ‘학대의 고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무죄일 수 있습니다. 유치원 교사가 아동의 마스크를 거칠게 벗기고 수업에서 배제한 행위에 대해, 법원은 아동을 계속 주시하며 훈계를 시도한 정황 등을 들어 악의적 의도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2. 8. 19. 선고 2020고단2906 판결).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동기와 고의입니다.

마무리하며
정서학대는 ‘어떤 말을 했는가’보다 ‘어떤 의도와 맥락에서 했는가’로 인정여부가 나뉘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말도 누군가는 처벌받고 누군가는 무죄가 됩니다. 정서학대로 신고되었다면, 그 행위의 동기와 정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정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입력 : 2026년 08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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