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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식 지산그룹회장] 전기는 강하다! 그러나 돈은 길목에서 벌린다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입력 : 2026년 06월 11일
↑↑ 한주식 지산그룹 회장
ⓒ CBN뉴스 - 경주
[지산그룹회장, 명예 경영학 박사 한주식] 지난 10년, 20년을 돌아보면 한 가지 생각이 더 분명해진다. 전기의 중요성은 줄어든 적이 없고, 앞으로도 줄어들 수 없다. 공장도 전기로 돌고, 반도체도 전기로 만들고, 데이터센터도 전기로 움직이고, 이제 AI도 결국 전기를 먹고 산다. 세상이 디지털로 갈수록 전기는 더 많이 필요해진다.

나는 오래전부터 전기를 중요하게 봤다. 그러나 한 번도 한국전력 주식을 산 적은 없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전기가 중요하다면서 왜 전기의 본체인 한전을 사지 않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기가 중요하다는 것과 한전이 투자수익을 크게 낸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전은 나라를 발전시키는 기반이다. 전기를 공급하고, 송전망을 유지하고, 산업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동시에 국가 통제를 받는다. 전기요금은 선거 때마다 정치의 대상이 되고, 원가와 투자 논리보다 민심과 표 계산에 흔들린다. 철도, 도로, 택시요금처럼 국가 통제를 받는 산업은 국민 생활과 국가 발전에는 꼭 필요하지만, 투자자가 큰 이익을 얻는 구조와는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전기의 본체보다 전기가 필요한 길목을 봤다. 변전소 옆 땅, 앞으로 전기를 많이 쓸 산업, 전력 공급이 가능한 부지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에는 농업이나 기계 산업이 중심처럼 보였지만, 길게 보면 기계보다 전기가 더 크게 뻗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와서 보니 자동차도 전기차가 되고, 공장도 자동화되고, 물류도 로봇화되고, 데이터센터와 AI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산업을 볼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이 유명한가”가 아니다. 앞으로 어떤 산업이 커지고, 그 산업의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가를 봐야 한다. 코카콜라가 잘 팔린다고 해서 반드시 코카콜라 장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주변에서 기회를 찾는 사람이 더 큰 이익을 볼 수도 있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전기가 중요하다고 무조건 한전 주식을 사는 것이 답은 아니다. 전기를 활용해 기술을 만들고, 제품을 만들고, 세계시장을 장악하는 기업이 부가가치를 가져간다. 또 전기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땅과 인프라가 새로운 가치를 가진다.

요즘 반도체와 AI가 시장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전기가 있다. 반도체 공장도 전기 없이는 멈추고, AI 데이터센터도 전기 없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히 기술만의 경쟁이 아니라 전력 확보의 경쟁이다. 전기가 들어오는 땅, 변전소와 가까운 부지, 대규모 수전이 가능한 지역은 과거보다 훨씬 중요한 자산이 된다.

나는 이것을 주식 강의처럼 떠들고 싶지는 않다. 주식은 조용히 사고팔면 되는 일이다. 더 중요한 것은 산업의 길목을 보는 눈이다. 언론과 강연에서는 지식을 많이 말하지만, 실제로 부동산이나 산업의 방향을 먼저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식은 남이 만든 길을 설명하지만, 통찰은 아직 길이 되지 않은 곳에서 길이 날 자리를 보는 것이다.

전기는 국가가 통제하는 기반 산업이다. 그래서 한전 자체가 큰 투자수익을 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기 위에서 성장하는 기업과 부지와 산업은 다르다. 전기는 나라를 키우고, 전기의 길목은 기업과 개인에게 기회를 준다.

앞으로도 전기의 시대는 계속될 것이다. AI가 커질수록, 반도체가 발전할수록, 자동화가 진행될수록 전력 수요는 더 커진다. 그리고 전력 수요가 커질수록 전기 들어오는 곳의 가치는 올라간다.

결국 내가 본 것은 주식 종목 하나가 아니라 산업의 흐름이었다.
전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돈은 전기 자체보다 전기가 필요한 길목에서 벌린다.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입력 : 2026년 0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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