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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주시 황성동 유림지하차도공사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재영 기자 / icbnnews@dum.net 입력 : 2025년 07월 21일
|  | | ↑↑ 물에 잠긴 유림지하차도 | ⓒ CBN뉴스 - 경주 | | [cbn뉴스=이재영 기자] 자연재해에 따른 안전사고는 엄청난 고통을 주고 그냥 지나가버린다. 올여름도 어김없었다.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경주에 내린 집중호우로 유림지하차도는 또다시 세 번씩이나 통행이 제한됐다.
위험을 감지한 행정은 조치에 나섰고, 차량은 우회했고, 인력은 현장에 급파됐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정지된 듯했다. 문제는 이런 장면이 이제 낯설지 않다는 점이다. 몇 년째 반복되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지금 경주에서는 유림지하차도 구조개선공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1년에 두세 번 정도 발생하는 불편을 감수하면 된다. 역사적인 숲을 훼손하면서까지 공사를 할 필요는 없다.”
그 말이 틀렸다고 말하긴 어렵다. 삶의 터전이 걸려 있는 문제다. 창밖으로 보이던 숲이 사라지고, 밤마다 창문을 두드릴 트럭 소음이 걱정된다.
배기가스와 미세먼지, 복사열과 사생활 침해까지. 어떤 말은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정작 그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이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1년에 몇 번’이라는 표현은 또 다른 것을 놓치고 있다. 그 ‘몇 번’은 도시의 일상이 멈추는 순간이다.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시민 전체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시점이다.
무엇보다, 그 위험은 예측이 어렵고 통제가 불가능하다. 유림지하차도가 상습침수구간이라는 점은 이미 수차례의 경험으로 입증됐다.
‘기후위기’라는 말을 이제 누구나 입에 올린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는 과거의 기준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건 아닐까. 1년에 몇 번이니까 참을 수 있다는 말은, 폭우가 매년 세 번까지만 내릴 거라는 전제를 전제로 한다. 그 예측은, 이미 깨어진 지 오래다.
유림지하차도는 단지 한 도로가 아니다. 산업 물류와 긴밀히 연결된 도심의 관문이다. 이 길이 막히면 시민만 불편한 것이 아니라, 도시는 숨을 쉬지 못한다. 그 심각성을 경주시는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 공사가 완벽하다는 말은 아니다. 주민들의 우려는 진지하게 다뤄져야 하고, 경주시는 그 불안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
소음 방지, 녹지 복원, 도로와의 거리 확보, 배출가스 저감 방안 등은 말이 아닌 계획으로 보여야 한다.
다만 명확히 할 것은 있다. 구조개선공사는 선택이 아닌 ‘책임’이라는 점이다. 도시의 안전을 담보로 타협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
그것이 단지 도로 하나를 새로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경주라는 도시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주민들의 목소리는 소중하다. 그러나 공공은, 더 넓은 시야로 모든 시민의 오늘과 내일을 함께 봐야 한다. 때로는 그 시야가, 눈앞의 숲보다 더 멀리 있는 것들을 향해야 할 때도 있다. |
이재영 기자 / icbnnews@dum.net  입력 : 2025년 0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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