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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종구 교수 칼럼 “지혜로운 소비, 나의 경제를 지키는 작은 습관”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입력 : 2025년 07월 04일
↑↑ 길종구 동국대와이즈캠퍼스 경영학과 교수
ⓒ CBN뉴스 - 경주
[길종구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융합경영학부 교수] 1. “지혜로운 소비, 나의 경제를 지키는 작은 습관”

한때 소비는 ‘나를 위한 보상’의 다른 이름이었다.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선물하듯 명품을 사고, 여행을 떠나고, 좋아하는 분야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플렉스(Flex) 소비'가 주목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 ‘나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슬로건 아래, ‘나만의 가치’를 드러내는 소비는 자존감을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고물가, 고금리, 경기 침체라는 삼중고 속에서 우리를 지키는 것은 더 이상 과시적 소비가 아니라 지혜로운 소비다. 소비자의 태도는 ‘내가 무엇을 살 것인가’에서 ‘왜, 어떻게 살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 소비는 단순한 경제 행위를 넘어, 가계 경제는 물론 심리적 만족까지 잡을 수 있는 전략이자 삶의 방식이 되어야 한다.

‘지혜로운 소비’란 무조건 아끼기만 하자는 말이 아니다.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합리적인 가격에, 적절한 시기에, 나의 소득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구입하는 것이다. 이는 곧 나의 자산을 지키고, 소비 후에도 후회 없는 만족을 얻는 방식이기도 하다.

최근 주목받는 소비 개념 중 하나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다. 단순히 저렴한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적절한 품질과 만족을 제공하는 가치를 골라내는 것이다. 그리고 소비의 ‘시점’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시점 선택 소비(Time-sensitive Consumption)’도 지혜로운 소비 전략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계절 및 시기별 타이밍 활용(패션의류 세일 시즌, 명절 직후 식품․선물세트 구매, 전통시장과 마트 폐장 직전 방문 등), 시세 변동 시점 이용(항공권․숙박 조기 예약, 농산물 출하 직전 직거래 등), 기다림의 소비(시즌이 끝날 무렵 할인되는 에어컨이나 온열기기 구매, 연말정산 시즌의 건강검진 패키지 이용 등), 구독이나 멤버십 시점 활용(멤버십 갱신 전 특가 혜택 활용, 서비스 공백기 일시 해지 등) 등이다. 동일한 제품이라도 언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또한 지혜로운 소비는 단지 개인의 경제를 지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지역사회를 살리는 착한 소비와 연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역화폐를 활용한 구매,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매장 이용,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는 지갑을 열면서도 공동체 가치를 지키는 행위가 된다. 소비가 사회적 연대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소비는 단순히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이며,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행위다. 현명한 소비자는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와 가치, 소비의 시기와 방식까지 고려해 소비를 설계한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가치 있는 곳에 돈을 쓰는 것. 그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소비 전략이다.

이 작은 선택들이 모여 나의 삶과 경제를 형성해 간다. 나의 소비가 가정경제를 살리고, 지역을 살리며,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 되길 바란다. 오늘의 한 번의 소비가 내일의 안정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지혜로운 소비자가 되어야 할 때다.

2. “착한소비, 나부터 시작하는 지역경제 살리기”

“어디서 사느냐”는 이제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의 선택이 지역사회와 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지는지에 대한 인식이 필요해졌다. 

‘착한소비’란 단지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그 행위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태도다. 예컨대, 지역 내 전통시장 이용,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 친환경 상품 선택, 윤리적 생산과정이 보장된 제품 소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착한소비가 때로는 가격이나 편의성 면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대형 유통업체나 온라인 플랫폼의 확산이 지역 상권을 위축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여서 장기적으로는 지역 자본의 선순환을 가능하게 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 나아가는 동력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소비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했다'는 감각을 넘어, '좋은 일에 동참했다'는 도덕적 만족감, '우리 지역을 살리는 데 기여했다'는 사회적 기여감, '지속가능한 가치에 투자했다'는 미래지향적 자긍심을 함께 느끼게 된다.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그 돈이 지역 가게 사장님 아이의 학원비가 되고, 청년 소상공인의 창업 기반이 되며, 지역경제 순환의 한 고리가 된다고 생각하면, 소비는 곧 '작은 투자'가 된다.

이러한 가치 있는 소비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자체 차원의 정책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경주시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설 현대화 및 특성화 시장 조성 등을 지원하고, 지역사랑상품권(경주페이) 발행 및 사용 확대를 통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의성군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가 가능한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농촌의 유통기반을 개선하는 동시에 지역민의 건강한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이처럼 착한소비는 개인의 실천에 더해, 제도적 뒷받침이 있을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지자체는 ‘지역 내 착한소비 생태계’를 조성하는 중간지원자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시민은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공소비자’로서의 책임을 나눠가져야 한다. 그리고 지역주민이며 소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동네 빵집에서 아침을 사고, 주말엔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며, 지역 맛집이나 제품을 SNS로 소개하거나 리뷰를 남기는 일, 한 달에 한 번은 로컬푸드를 활용한 식당을 찾는 것, 이러한 소소한 실천이 모여 ‘착한소비의 힘’이 된다.

이 소비가 단순한 지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생계를 지탱하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역사회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물건을 사는 데 드는 비용만 따지기보다, “이 소비가 지역에 어떤 가치를 남기는가?”를 한 번쯤 질문해 보자.

‘지역경제는 누가 살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다. 이런 움직임은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 자립경제의 씨앗을 키우는 소중한 시작이다. 나부터, 지금 이 자리에서, 작은 소비를 바꾸는 것. 그것이 더 나은 지역사회를 여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첫 걸음이다.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입력 : 2025년 07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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