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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WISE캠퍼스“APEC! 경주 발전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입력 : 2025년 05월 05일
↑↑ 길종구 경영학과 교수
ⓒ CBN뉴스 - 경주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경영학과 길종구 교수]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APEC, 경주 발전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1)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경주, 준비는 되었는가?
“APEC이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열린다.”
세계 21개국 정상과 대표단이 경주에 모인다는 소식에 많은 시민들은 APEC이 가져다 줄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에 기대를 하면서도 의문을 동시에 품고 있다. ‘과연 경주의 국제적 위상이 제고 될까?’, ‘약 2조 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까?’, 오는 11월 개최를 앞두고 그 질문에 답 해봐야 할 시점이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은 전 세계 인구의 37%, GDP의 61%, 교역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의 정상뿐 아니라 경제계 대표와 언론 관계자 등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국제행사이다. 

글로벌 경제회의가 경주에서 개최되는 것만으로도 도시 이미지는 급상승하고 유네스코 문화유산 도시에서 세계 외교의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된다. 

그러나 국제행사가 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는 도시마다 다르다. 국제행사 특성상 경제효과의 분산 효과 한계나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과 시민들의 체감도 부족 등 대규모 국제행사 이후 지역경제 파급력의 한계로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부산(2005 APEC)은 마이스(MICE) 산업 발전으로 국제회의 유치 확대와 관련 산업 일자리가 증가하는 등 국제도시로 체질을 바꾸는 데 성공했고, 베트남 다낭(2017 APEC)도 관광중심 도시에서 IT․스타트업 도시로 지역 경제 구조 다변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2012 APEC)는 대규모 시설 인프라 급조로 무늬만 화려한 도시 재정 부담 가중을 초래했고, 치안 불안, 교통 혼잡 및 낮은 시민 참여 등으로 도시 이미지 개선에 실패한 페루 리마(2008 APEC)나 행사 자체는 성황이었지만, 이후 엑스포 부지의 활용에 실패하면서 지역경제에 부담만 남긴 여수 엑스포(2012) 등의 성공 및 실패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APEC 유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경주는 국제도시로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계속해서 질문하고 답해야 한다. 경주도 소문난 잔치에 시민만 불편했다는 평가 속에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경주 미래전략의 출발점이 되기 위해서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APEC을 지역 경제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는 일에 협력해야 경주의 품격에 맞는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 환영만으론 부족하다, 국제도시로의 위상을 키우자
“APEC 유치가 반드시 경주를 국제도시로 도약시키지는 않는다.”
경주, 지금 필요한 것은 행사 준비만이 아니라, APEC 이후 10년을 내다보는 장기 전략 비전을 세우는 것이다. ‘유산이 되느냐?’, ‘부담으로 남느냐?’는 경주시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세계가 경주를 찾는 계기와 국제도시로서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지만, 단지 ‘보여주는 도시’가 아닌 ‘미래를 만드는 도시’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국제행사를 경험한 여러 도시의 사례를 통해 그 기회를 실제 도시 발전의 전환점으로 만들도록 경주가 배워야 할 차례이다.
 
경주의 가장 큰 자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품은 역사․문화도시이자 한국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 도시란 점이다. 경주는 국제도시로서의 잠재력이 크지만 관련 기반시설과 국제행사 지원 서비스 및 다양한 콘텐츠의 부재로 단순 방문객과 내수 의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 GDP의 약 31%를 차지할 만큼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경주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의 전환과 산업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전통문화와 첨단 기술이 결합한 실감형 관광 콘텐츠 개발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를 중심으로 스마트 회의도시(MICE)의 가능성 확대 및 경주의 SMR 국가산단과 인접한 주요 산업단지와의 연계를 통한 회의의 경제적 의제 발굴 및 후속 투자 유치 활성화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물론 APEC 이후 이 시설과 경험을 어떻게 지역 경제로 전환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주시를 중심으로 민관학연의 협력과 시민참여를 통한 국제회의, 학회, 산업포럼 및 전시회 등 연중 고품격 회의도시로 전환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경주시의 비전뿐 아니라 시민교육, 지역 산업의 글로벌화 노력이 병행되고, 이와 연계한 교통, 숙박 등 인프라 개선 및 디지털 기반의 글로벌 홍보 플랫폼 구축은 체류형 관광 수요 확대를 유도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APEC 개최는 단 몇 주간의 일이지만, 경주시의 이미지와 경제 구조는 지속적으로 지역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는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APEC을 계기로 세계는 경주를 기억하게 되고, APEC 이후 경주는 경제 체질의 전환과 더불어 새로운 도약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CBN뉴스 기자 / iyunkim@daum.net입력 : 2025년 05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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