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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개최


이재영 기자 / iyunkim@daum.net입력 : 2025년 05월 02일
↑↑ 포스터
ⓒ CBN뉴스 - 경주
[cbn뉴스=이재영 기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은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3월에 종료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의 순회전시로 고려시대 도자공예의 예술성을 대표하는‘상형청자象形靑磁’를 경주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이다.
 
대상의 형상을 본떠 만드는 ‘상형象形’은 선사시대부터 인간의 예술적 표현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천년의 신라’경주에서도 다양한 형상을 본떠 만드는 기술과 전통이 확인된다.

 새모양 토기를 비롯해 말 탄 사람모양 토기나 배모양 토기와 같은 정교한 상형토기뿐만 아니라 통일신라시대의 월지나 구황동 원지에서 출토된 납석제 사자모양 향로 뚜껑이나 오리모양 뿔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신라에서 제작된 동물모양의 그릇이 고려 상형청자에 그대로 이어졌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고려 상형청자는 아름다운 비색翡色 유약과 빼어난 조형성으로 고려시대 공예의 높은 기술적 성취와 독자적 미감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 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이번 특별전에는 <청자 어룡모양 주자> 등 국보 3건, <청자 귀룡모양 주자> 등 보물 7건을 포함해 국내 주요 고려 상형청자의 대표작을 한 자리에 모았다. 국립중앙박물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호림박물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등 국내 주요 8개 기관의 소장품 총 97건이 출품된다. 모두 경주에서 처음으로 소개된다.

상형청자가 전해주는 고려시대 사람들의 이야기
고려 상형청자의 전모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제1부 ‘그릇에 형상을 더하여’는 고려 상형청자가 등장하기 이전, 통일신라시대 경주에서도 흙으로 특정한 형상을 빚는 ‘상형’의 오랜 전통이 있었음을 살펴본다. 특히 고려 상형청자에서 보이는 ‘사자’, ‘오리’의 형상이 통일신라시대 유적인 경주 월지, 구황동 원지에서도 확인된다.

제2부 ‘제작에서 향유까지’는 상형청자가 등장한 문화적 배경과 제작, 유통, 소비 양상을 살펴본다. 고려의 수도 개경(현재의 개성)은 국제도시로 새롭고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었다. 고려 왕실과 상류층은 더 좋고, 더 특별한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컸다. 수준 높은 기술과 창의력이 전제되어야만 하는 상형청자는 이들의 요구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도자기였다.
 
상형청자가 제작, 유통, 소비된 양상은 발굴품을 중심으로 추적해본다. 발굴품은 완형으로 남아 있는 경우는 드물지만, 문헌기록이 많지 않은 상형청자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중한 자료다. 강진 사당리와 부안 유천리 가마터 발굴품과 태안 대섬, 진도 명량해협 출수품 등 평소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자료가 소개된다.

제3부 ‘생명력 넘치는 형상들’은 상형청자의 다양한 형태와 아름다움을 살펴본다. 고려 사람들이 사랑하고 벗처럼 가까이 두고자 했던 다양한 동물과 식물을 소재로 한 상형청자를 비롯해 예로부터 권위의 표상이었던 용, 기린과 같은 상상의 동물을 형상화한 명품 상형청자를 엄선했다.

고려 사람들은 평소 좋아했던 자연의 다채로운 모습을 상형청자에 담았다. 동물로는 물에서 사는 오리나 물고기, 육지에서 사는 원숭이를 즐겨 표현했고, 식물로는 복숭아, 석류, 연꽃, 죽순, 참외, 조롱박을 선호했다. 이러한 형상은 향로, 연적, 묵호와 같은 기물에 자주 담겼다. 이들은 주로 실용적 기능을 하면서 곁에 두고 보면서 즐기는 대상이었다.
 
상형청자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은 용, 어룡, 귀룡, 기린, 사자이다. 이들은 예부터 상서롭고 신성한 동물로 여겨진 서수瑞獸이다. 이들은 왕실이나 귀족의 권위와 지위를 상징한다. 이러한 상형청자는 왕실 의례와 같이 특별한 용도로 사용되거나 일상생활에서 상류층의 지위를 돋보이게 하는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제4부 ‘신앙으로 확장된 세상’은 실용과 예술의 범주를 넘어서 정신적 세계에 대한 추구나 신앙적 바람을 담아낸 상형청자를 소개한다. 도교와 불교 의례에 사용되는 기물이 청자로 만들어졌고, 주로 다른 재료로 만들던 불상도 청자 기술을 적용해 만들었다. 앞에서 본 상형청자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시각적 경험과 의미를 전해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손끝으로 느끼는 상형청자’, 감각적 교육 체험 공간 마련
전시실을 나가기 전, 감각적 교육 체험 공간‘손끝으로 느끼는 흙의 이야기’를 마련했다. 상상 속 동물을 형상화한 서수瑞獸모양 토기를 비롯한 다채로운 상형청자 3점을 직접 만져보며 전시품의 독특한 형태와 질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다가오는 6월 30일부터는 여름방학을 맞이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 체험이 추가된다. 청자 조각을 활용해 입체 퍼즐처럼 직접 복원해 보는 체험으로,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재미있게 전달한다.

이외에도 ‘그림 콕! 설명 톡!’에서 디지털 감상 가이드를 제공해 어린이 관람객의 눈높이로 고려 상형청자의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를 전달한다. ‘속닥속닥, 전시실 뒤 이야기’는 청소년을 위한 진로 연계 교육프로그램이다. 전시 기획자와 전시 연계 교육 기획자가 들려주는 전시실 뒤 이야기를 들어보며 박물관 속 직업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름휴가 기간에는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으로 상형청자를 그려보는 특별 이벤트 ‘문화유산의 대변신!’을 진행한다. 국립경주박물관만의 차별화된 상형 청자 전시 관람 방법을 제시하고 더욱 풍성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교육뿐만 아니라 특별전 개최를 기념해 다양한 관람객 참여 이벤트도 마련된다. 이번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고려 상형청자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SNS 퀴즈, 특별전 기대평 댓글 이벤트, 관람 후기 등 다채로운 온라인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특별 전시 기간 중 고려 상형청자 전시 관람객을 위한 현장 이벤트도 여러 가지 진행된다.

그릇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다양한 형상을 창의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낸 상형청자에서 우리는 고려 사람들이 품고 있었던 도자기, 나아가 문화에 대한 태도를 읽을 수 있다. 고려 상형청자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그들의 관심, 적극적 수용, 예리한 관찰력과 뛰어난 감각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변용이 담겨 있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이 경주에서 만나기 어려운 도자기 전시이며, 신라의 옛 수도 경주에서 고려청자의 비색과 형상의 아름다움을 완상玩賞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 iyunkim@daum.net입력 : 2025년 05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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