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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퇴계의 향기 매화로 피어나다

-2014 도산별과 기념행사-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4년 04월 17일
↑↑ 도산별시(2013갑을병과급제자)
ⓒ CBN 뉴스
[이재영 기자]= 2014년은 도산별과陶山別科가 거행된 지 222년이 되는 해다. 또 도산별과가 치러졌던 1792년은 퇴계 이황(1501~1570)이 세상을 뜬지 222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에 한국국학진흥원은 222년이 겹쳐지는 것을 기념하여 222년 전 그날에 해당하는 4월 23일(수)과 24일(목) 양일 간 안동시와 경상북도의 지원으로 도산서원에서 ‘2014 도산별과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1792년 음력 3월 24일(금년 4월 23일), 정조임금은 퇴계를 존숭하는 마음이 깊어 멀리 경상도 산골에 예관禮官을 파견하여 손수 지은 제문으로 퇴계의 위패가 모셔져있는 도산서원 상덕사에서 제사를 드리게 하고, 그 다음날 영남선비들에게 과거시험을 보게 하는 특별한 은전을 내렸다. 당시 서원 앞 넓게 터진 강변에는 응시하러 온 선비들과 구경나온 백성들까지 수만 명이 모여들어 큰 성황을 이루었다. 이때 시험에 응시했던 선비들만 7,228명이었다.



정조임금이 영남선비들에게 특별히 과거시험의 기회를 열어주었던 것은 당쟁과 서학西學 등으로 유교질서가 흔들리는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동요하는 민심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신적 구심점을 찾기 위해서였다. 즉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역사 속의 스승을 높임으로써 대립과 분열을 일삼는 정치현실에 절망한 백성들에게 진실과 희망의 불빛을 환히 비춰주고자 했던 것이다. 당시 정조임금이 마음에 두고 있었던 만인의 공감을 받는 역사 속의 스승은 바로 퇴계였다.



퇴계를 향한 정조임금의 존숭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1796년 9월, 퇴계의 9대 종손 이지순李志淳이 평안도 영유현永柔縣 현령으로 부임할 때 퇴계의 신주를 모시고 서울을 지나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정조임금은 성균관 학생들에게 복장을 갖추고 길 양쪽에 줄지어 서서 공경을 다해 맞이하도록 지시했고, 마침내 신주가 서울 성안으로 들어오는 날이 되자 좌의정과 우의정에게 백관과 유생들을 인솔하여 제사를 지내도록 명했다. 또 제사를 드릴 때 자신도 창경궁 동북쪽 궁문인 월근문月覲門까지 나가서 퇴계를 존숭하는 마음을 극진히 표현하였다. 당시 제사에 참석한 조정의 관리와 학생 등이 1,000여 명에 이르렀으며, 신주가 지나갈 때 구경을 하던 부녀자들과 아이들까지 “우리 선생이 여기 지나 가신다”면서 앞 다투어 길가에 엎드려서 맞이했다고 한다. 퇴계를 존숭하는 마음이 임금에서 백성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정조임금에게 퇴계는 이처럼 생각할수록 더욱 높이고 싶어지는 인물, 높이면 높일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충만하게 해주는 인격을 갖춘 역사 속의 스승이었다. 이런 점에서 도산별과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차원을 넘어 퇴계를 향한 정조임금의 존숭이 만들어낸 역사 속 스토리텔링이라 할만하다.



재현행사는 퇴계선생에 대한 정조임금의 그런 존숭의 마음을 새롭게 조명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를 위하여 첫날 행사는 정조임금이 직접 지은 치제문致祭文을 도산서원에 전달하는 의식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정조임금의 명을 받은 규장각 관원 이만수李晩秀와 장용위壯勇衛(호위병)로 분한 출연자가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에게 치제문을 전달하면 김원장이 이를 받아 행사장 무대에서 낭독한다. 이때 참가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형스크린을 통해 치제문의 번역문이 자막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치제문 낭독이 끝나면 김병일 원장과 일행은 퇴계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도산서원 상덕사尙德祠(사당)로 가서 고유례를 올리는 절차를 수행한다. 고유례는 큰일을 거행할 때 그 경위를 조상이나 천지신명에게 고하는 전통 의례이다. 고유례가 끝나면 ‘도산별과의 역사적 가치와 현대적 계승’이라는 주제로 김문식 교수(단국대)의 강연이 있고, 이어 김병오․이준아(국립국악원,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두 명인의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정가공연을 끝으로 첫날 행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튿날에는 전국 한시인漢詩人 200여명(일반부 150명, 학생부 50명)을 대상으로 백일장이 실시된다. 올해는 특히 한문후속세대 양성 차원에서 학생부 백일장을 신설하였다. 시제詩題는 ‘도원상매陶院賞梅’ 즉 ‘도산서원에서 매화를 감상하다’이다. 매화를 ‘매형梅兄’이라 부르며 스스로 ‘혹애(酷愛)’ 즉 ‘지독한 사랑’이라고 표현했던 퇴계의 매화 사랑의 뜻을 담은 시제이다.



이날 역시 2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각신 이만수와 장용위 등의 파발행렬이 안동시장에게 시제를 전달하는 장면이 재현된다. 그런 다음 시제를 게시하면서 시험이 시작된다. 답안지를 채점하는 동안에는 인근 와룡초등학생들의 도산십이곡 공연이 마련되어 있어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4년 0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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